10월 15일 토요일 아침, 내가 근무하는 진주 대아고등학교 충의교육을 진주성 창렬사에서 마치고 아내가 운전하는 차에 몸을 싣고 세종캠퍼스로 향했다. 원래 행사를 마치고 아침부터 해장국에 막걸리파티를 하려고 했으니 급하게 마무리하고 올라갔다.
나는 즉흥적인 것을 즐긴다.ㅎㅎ
서울에서 오는 친구들보다 빨리 도착해 정문에서 한컷 찍는다. 알고보니 (구)정문이라네.
따로 온 조주현을 만나 행사장에 도착해 김영부총장님을 비롯한 관계자분들과 미리 나온 세종캠 친구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참 신기한 것은 처음 만났는데도 전혀 어색하거나 낯설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 본캠과 세좀캠은 하나이니까.
행사장에는 LED 환영 인사가 있어 먼저 사진으로 남겼다. 나중에 많은 사람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면 잘 안보일테니까.
행사 중에 김영 부총장님과 홍보차장님 그리고 홍보담당도우미의 설명과 영상을 통해 1980년 개교이후 엄청난 발전을 이루어 온 세종캠퍼스의 위상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를 맞이해주는 유병진열사의 환영플랜카드에서 다시금 옷깃을 여미어본다.
우리 92학번 동기들이 기증한 벤치에서 다시 한번 더 삼십년의 약속을 지키고 또 다른 삼십년을 계획해본다.
가장 가슴 아픈 곳으로는 대운동장이었다.
인조잔디가 닳고 닳아 위험천만해 보이는 현장을 보며, 가장 시급히 보수해야하고 가장 많은 도움이 필요로 한 곳임을 확인하는 단체사진을 찍었다.
우리 동기들이 입학한 1992년에 세종캠에 의미 있는 행사가 있었으니 바로 호상비가 세워진 것이다. 본캠과는 또 다른 웅장함에 또 그 의미를 함께 만들었다.
고려대학교의 상징은 정문일 것이다.
본캠의 웅장함을 그대로 옮겨놓은 정문에서 캠퍼스 투어를 마친다.
세종캠에서 마련해 준 만찬장에서 92학번 공식 사회자인 나를 써먹지도 않은 채 박진철 준비위원장은 행사를 아주 매끄럽게 진행했다.
교원대에서 교수로 재직중인 내 제자가 귀한 술을 제공하지 않았더라면 내 존재가 잊혀졌을 것이다.ㅎㅎ
만찬장에서 현우가 했던 '민족고대'라는 말에 울컥한다는 그 말이 우리의 존재 이유를 잘 설명해주었다.
행사 마지막에, 불가능할 것이라 여겨졌던 "엘리제를 위하여"를 해내는 것을 보며 엘리제의 위대함과 고대 92 학번들의 위대함, 그리고 고려대학교의 위엄을 느꼈다.
아침부터 운전하고 자기만의 스타일로 사진을 찍고 갑작스러운 사발식 아닌 사발식을 하느라 진주 갈 때도 운전해 준 내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이 글을 마친다.
친구들아, 남은 3주를 제대로 미쳐서 잘 준비하고 멋지게 마무리하자.
민족고대 청년사대 단결영교 이영조였습니다.
사범대 영어교육학과 이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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